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2023. 8. 21. 22:17
728x90

10년 전, 요가 수련을 우연히 시작했다. 당시 나의 마음은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다. 마룻바닥에 좌정하고 눈을 감고 있으면 졸리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 눈으로 사방을 살피며 타인에게 인정받고 으스대는 삶이 멋진 인생인 줄 알았다. 고요를 의도적으로 만나려는 시도가 부질없어 보였다. 내가 왜 아침 일찍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보기에 우스꽝스럽고 얼굴은 붉어지며 표정이 일그러지는 운동을 해야 하는가를 의심할 때도 있었다. 3년이 지나도 요가의 씨앗을 내 마음에 심지 못했고, 나는 요가 훈련을 다른 일과를 소화하기 위한 준비운동 정도로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을 감고 수련하던 중 코를 통해 외부의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이 느껴졌다. 찰나지만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과 함께 순간으로 이루어진 시간을 인식할 수 있었다. 내가 앉아있는 장소가 일상적인 공간이 아니라, 나라는 개체를 인식하고 연민의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지난날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그래서 서툴고 익숙지 않은 행위를 매일 반복하면서, 정신이 달라지고 몸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다. 눈을 감고 자신을 바라보기, 귀를 닫고 내면의 미묘한 소리 듣기, 양발과 양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고 부동자세 유지하기, 척추를 세워 지구 중심과 일치시키고 머리는 하늘로 향하기 같은 좌정 훈련을 하지 않으면, 이제는 아침 해가 뜨지 않은 느낌이 든다.

그에게 생각은 사건이고, 육체는 정신이다. 아리아 정신에 기반한 요가는 삶에서 최선을 구현할 것을 결심하면서 매일 스스로 훈련하는 것이 목표다.

요가는 외부의 적이 아닌 '자신의 최선을 좌절시키는 자신'이라는 적을 정복하려는 체계적 공격이자 훈련이다.

요가는 단순한 다이어트 운동이 아니다. 스트레스를 풀고 걱정을 덜어주며, 외모도 멋지게 가꾸도록 도와주는 스트레칭 운동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자기 안에 숨겨진 위대한 정신이며 우주 정신인 푸루샤를 일깨우기 위해서, 자신 안에 쌓인 해로운 현상들, 즉 편견, 이기심, 무식에 가하는 체계적인 공격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훈련은 불필요한 생각과 말, 행동을 제어하고 자신의 고유한 임무를 위해 몰입하는 것이다. 요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이해하여 자신을 움직이는 힘이다.

요가는 수행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의무를 발견하여 몰입하도록 도와주는 삶의 태도다. 요가는 인간의 이기심을 자극하여 과도한 부, 절제하지 못하는 권력, 오만하게 만드는 명성에서 수행자를 보호한다. 요가는 그런 것에 대한 집착이 조금씩 사라지도록 수행자를 훈련시킨다. 인생이란 소용돌이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동일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을 때에야 그는 크리슈나가 말하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요가는 깊은 바닷속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이란 진주를 응시할 수 있도록 요동치는 마음의 물결을 잠잠하게 하려는 훈련이다. 또한 요가는 매 순간 출렁거리는 마음과 몸의 떨림을 소멸하려는 시도다. 요가 수행자는 자신의 마음이 불안하고 그 불안한 마음으로는 떨리는 몸을 조절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없이 넓게 펼쳐진 바다는 고요하다. 사실 고요한 바다 표면을 자세히 보면, 수많은 잔물결이 요동치고 있다, 지구는 자전과 공전 때문에 한순간도 멈춰 있지 못하지만 지구의 가장 깊은 곳에서 작동하는 중력은 이런 바다에서도 숭고한 정적을 만들어낸다.

요가는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는 인생에서 마음의 평정을 획득하는 방법과 영적인 자유를 유지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평정이란 한순간도 고요하지 않고 끊임없이 출렁이는 마음을 가지런하게 정리하려는 노력이며, 자유란 자신이 경험한 무언가에 집착하려는 마음을 벗어나 환희를 만끽하는 상태다. 평정과 자유는 말과 경험의 세계를 넘어서는, 절대적으로 다른 경험이며 육체적, 정신적, 영적 희열을 가져다준다. 그 평정과 자유는 학문적인 탐구를 통해 도달하거나 설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엑스터시와 같이 신비한 방법을 통해 일시적으로 경험할 수도 없다.
인간의 마음은 저 시냇물과 같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는 잡념으로 가득 차 있다. 파탄잘리는 경구2에서 요가를 이렇게 정의한다. "요가는 의식에서 일어나는 동요를 잠잠하게 소멸시키는 행위다." '의식'이라고 번역된 산스크리트어 '치타'는 인간이 하는 모든 종류의 생각이다. 치타는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보고 관찰하여 정보를 얻는 행위, 대상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가치를 판단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나아가 대상에 대한 집착 혹은 혐오까지 포괄하는 인간의 모든 정신적 활동을 일컫는다.
생각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것은 흐르는 물이나 공중의 대기처럼 혹은 바람에 흩날리는 풍선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인다. 생각의 특징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생각, 즉 잡념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생각은 인간의 감정, 지성 그리고 '나'라는 이기적인 자아가 실제의 삶에서 만들어낸 복잡한 결과물이다.

본연의 자신을 발견하고 발휘하기 위해서는 물질세계를 경험하는 틀인 생각을 조절해야 한다. 생각은 세상의 경험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제어하여 인간의 마음속 깊이 감금된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줘야 한다. 흔들리는 생각을 제어하여 잠잠하게 하는 수련이 '니로다'다. 니로다는 '소멸,' '중단'이란 의미다.



다 던져버리고 떠나고 싶은 마음 가득하며 몸이 무겁고 늘어져 움직이기조차 힘들어 하루종일 누워있는 날들이 많다. 특히 요가원에 가면 너무 좋고 땀 뻘뻘 흘리며 기분이 좋아지는데 요가원 안가는 주말에는 수련 해야지,,, 수련해야지,,, 하면서 침대에 누워있는다. 내 마음은 많은 잡념으로 가득차 있고 이 마음을 가지런하게 하고 싶은데 너무너무 어렵다. 나름 정리했다고 생각했다가도 또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거리니까요 갑자기 또 오늘은 회의감 가득... 후회 가득... 내 몸 하나 간수하기 이렇게 어려운데 언제 돈 벌고 언제 하고싶은걸 할까 또 막 내가 하고싶은 것들이 과연 내가 원하는 것들인가 너무 그냥 다양한 압박감들과 욕심은 또 많고 그래서 생각이 쉴 틈이 없다.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지금 현재에 집중하고 싶지 않아서 자꾸만 휴대폰에 눈을 두고 지금 순간을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자꾸 다른 사람들의 소식을 보고 흥미로워 하기도 하는 도파민의 삶을 산다. 그것들이 결국 도움이 하나도 안되는데 끊어내기가 참 어렵다. 내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운 현실을 똑바로 마주해야만 한다. 또 이리저리 움직이는 생각을 조절하고 평정을 찾아야한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 조금만 노력해보기로 타인에게 눈을 맞추기보다 나에게 마음을 맞추기로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몸부터 마구 움직이기로 사람은 그렇게 바로세워진다. 내가 게을리했던 나의 중심이 되어야하는 것들에 집중하기. 많은 못난 마음들과 게으르고 일시적인 즐거움에 너무 이끌리지 않기. 무엇보다 요가에 집중해보기 수련을 하자 수련을!!

 

 

728x90

'Life > book and though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막으로  (0) 2023.09.19
To. many frens around me  (1) 2023.09.19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조각들  (2) 2023.09.05
우정 도둑 - 대체로 답장이 늦는 연인  (4) 2023.09.01
피프티 피플  (1) 2023.08.22

BELATED ARTICLES

more